최근 세계를 두고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신경전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지만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포괄절 제재, FDPR(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미국에서 시행하려는 FDPR
2. FDPR이란?
3. FDPR 시행 이유
4. 중국의 반도체 산업
5. 미국에서 과거부터 시행했던 제재들
6. FDPR이 시행되면?
미국에서 시행하려는 포괄적 제재, FDPR
미국 정부에서 조만간 슈퍼컴퓨터와 AI인공지능 그리고 데이터 센터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에 대해서 중국에 수출 자체를 어렵게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의하면 아주 광범위한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미국 정보는 미국의 기술과 장비 등을 사용하여 생산한 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통제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러한 수출 통제를 위해서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FDPR - 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동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FDPR은 미국에서 취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수출 통제 수단 중 하나입니다.
사실상 전 세계의 기업들을 통제할 수 있는 효과까지 나타난다고 합니다.
FDPR이란?
FDPR이란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 생산한 제품일지라도 그 제품 안에 미국의 소프트웨어 또는 원천기술을 사용해 생산했다면, 제품 수출 시 미국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미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이며 그렇기 때문에 첨단 기술의 상당 부분은 미국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술과 장비 없이 첨단 반도체를 개발 또는 생산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구체적으로 제재의 범위를 아직 알 수 없고 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미국에서 FDPR를 적용하겠다고 한다면 전 세계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지난번에 러시아를 제대할 때도 FDPR을 활용했는데 전자기기와 통신기기 그리고 암호 장치, 센서와 레이저, 항공 관련 기기 등을 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전력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포괄적 제재 FDPR 시행 이유
1.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정치적인 의도
바이든 정부는 11월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번 포괄적 제재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인 의도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중간선거에 앞서서 유권자들에게 미국이 중국과의 첨단 기술 대결에서 우세한 위치에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는 것을 막고, 미국 내에 반도체 연구와 반도체 생산 시설을 유치해서 많은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의지 또한 깔려있습니다. 이미 미국 내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관련법인 반도체와 과학법은 제정해놓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2. 미국 내의 높은 물가 상승률
바이든 정부에서 기술 분야와 관련된 수출 통제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미국 내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했던 중국산 제품에 많은 관세를 부여하는 방법은 이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관세는 상품이 국경 통과 시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이 세금을 늘려 중국 제품의 수입을 막아서 당장에는 중국에 타격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 내에서 팔리는 중국산 제품들 또한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일이 된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그럼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미국이 견제할 만큼 많이 성장한 것일까요?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아직 미국을 따라가려면 멀었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지금까지 자국의 반도체 산업에 들인 지원금은 약 66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중국의 목표는 반도체 독립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반도체는 사람의 심장과 같다며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놀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0년 58억 달러 규모였던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이 지난해에는 312억 달러로 늘어났고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YMTC)가 애플의 낸드플래시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과거부터 시행했던 제재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해 견제해왔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2020년 8월 초 화웨이 사태가 본격적인 제재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화웨이 사건은 미국에서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가 중국 군대와 연계된 회사이기 때문에 반도체 수출을 아예 금지했습니다.
이때 미국이 활용했던 수단도 FDPR이었습니다. 이 조치로 삼성전자와 TSMC 등에 반도체 공급을 받지 못한 화웨이는 2020년 4분기부터 연속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미국의 제재 직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2위를 다투던 화웨이는 올해 2분기 점유율은 고작 3%밖에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화웨이 사건 이후에도 미국의 제재는 계속되었습니다. 2022년 8월에는 미국의 기반을 둔 반도체 기업 NVIDIA와 AMD에 AI인공지능이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GPU를 중국과 러시아에 수출 금지한다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2022년 10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 등 14 나노미터 이하 공정이 존재하는 중국 반도체 회사에 반도체 생산 장비를 수출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미국은 미국 내 기업뿐 아닌 타국의 기업들도 압박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회사 ASML에 중국 수출을 하지 못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아예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시켜 버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인 IPEF를 출범시켰고, 반도체 동맹인 칩 4 결성에 공들이고 있는 부분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FDPR이 시행되면?
FDPR 등의 미국의 중국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가 시작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은 중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와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테센트 등의 중국 IT 기업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나 슈퍼컴퓨터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기기들을 구하기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아직 미국의 공식적인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제재의 구체적인 범위와 대상에 따라서 전 세계가 받을 파급력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는 예상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규모의 공급을 소수의 기업에게 의존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다툼이 심화된다면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자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을 하는 공장이 있다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회사들이 두려움에 떨었었는데 다행히도 미국 정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1년간은 별도의 허가 없이 장비 수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한 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이 얼마나 더 중국을 압박할지 알 수 없는 상태이기에 우리나라에 미치게 될 영향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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