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ARM 인수 검토

ECONOMY / / 2022. 10. 3. 12:21

최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주간의 해외 출장(북미, 중미, 유렵)을 마치고 돌아와서 ARM이라는 회사의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ARM이라는 회사를 눈독 들이고 있는 건 삼성전자 뿐 아닙니다. 미국의 인텔과 SK 하이닉스 그리고 퀼컴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이 기업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ARM 인수
출처 : 한경DB / 삼성전자 ARM 인수

 

2년 전 미국의 한 기업이 50조 원에 ARM을 인수하려 했는데 미국과 영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현재는 ARM 회사의 인수 가격이 100조 원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ARM이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이기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탐내고 있는 것일까요?

 

목차

1. 반도체 회사 ARM
2. ARM 회사의 특징
3. ARM을 파는 이유
4. 삼성이 인수하려는 이유
5. 앞으로의 방향

 

반도체 회사 ARM

ARM이라는 반도체 회사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반도체 사업의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반도체 종류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정보를 연산 및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눌 수 있습니다.

 

ARM 인수 반도체 사업 구조
반도체 사업 구조 / ARM인수

 

여기서 시스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을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팹리스(Fabless)는 반도체를 설계만 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설계한 반도체 설계도를 위탁받아 제조하는 회사를 파운드리(Foundry)라고 합니다. 그리고 설계와 제조를 모두 할 수 있는 회사는 종합 반도체 회사 IDM이라고 부릅니다.

 

ARM인수 시스템 반도체 기업
시스템 반도체 기업 / ARM 인수

 

팹리스(Fabless)

팹리스 회사는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규모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기 못한 기업들을 말합니다. 직접 사용하거나 또는 판매할 반도체를 설계하고 이를 다른 회사에 위탁 맡깁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애플이 있습니다. 애플을 맥북과 아이패드에 내장되어 있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지만 직접 생산하지 않고 위탁 업체에 맡깁니다.

파운드리(Foundry)

파운드리 회사는 반도체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합니다. 팹리스 업체에서 만든 반도체 설계도를 보고 그대로 생산해냅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만의 TSMC가 있으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종합 반도체 회사(IDM)

종합 반도체 회사는 반도체의 설계부터 제조까지 소화할 수 있는 회사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고 이를 자체적으로 생산합니다. 또한 고객사에서 위탁한 반도체 설계도를 보고 위탁생산까지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사 ARM의 특징

삼성전자가 인수하고 싶어 하는 ARM이라는 회사는 이 중 팹리스 회사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팹리스 회사와는 다릅니다. ARM은 팹리스 회사들이 설계도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밑그림을 여러 장 그려놓고 특허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밑그림을 애플 같은 팹리스 회사에서 골라서 필요에 맞게 수정하여 설계도를 완성합니다.

 

ARM인수 / ARM 회사의 수익구조
ARM 회사의 밑그림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 / ARM 인수

 

이러한 밑그림을 사용하기 위해서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ARM은 이런 밑그림에 대해서 여러 특허를 가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한번 잘 그려놓은 밑그림으로 수수료를 받으면서 편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팹리스 회사들처럼 새로운 반도체 설계를 위해서 힘들게 창작해낼 필요도 없고 파운드리 회사처럼 지속적으로 공장을 돌릴 필요도 없습니다.

 

ARM의 밑그림을 이용해 반도체를 만들면 전력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에 주로 사용됩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은 90% 이상 태블릿 PC는 85% 이상이 ARM의 밑그림을 사용합니다. 

 

ARM을 파는 이유

현재 ARM은 일본 최대 정보기술 기업인 소프트뱅크 그룹입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2016년 ARM을 33조원에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몇년전부터 문제가 발생했는데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투자한 기업들이 연달아 적자를 내고 주가까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 회사를 중심으로 여러 국가의 국부펀드와 대기업들이 모여서 만든 펀드입니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ARM을 기업공개해서 투자금을 회수하려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전 세계 주식시장 모두가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소프트뱅크 그룹에서 직접 삼성전자와 같은 회사에 직접 팔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ARM의 가격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현재 ARM의 연간 매출액은 2조원이고 인수 가격은 100조원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인수 하려는 이유

이유1. 매년 지불하는 수천억의 수수료

삼성전자는 매년 ARM이 만든 밑그림 사용 수수료를 수천억원정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매년 내야 하는 수수료로 차라리 아예 회사를 사버리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난 것입니다. 

 

ARM인수 수수료ARM인수 수수료
ARM 인수 수수료

 

이유2. 사업의 다각화

또한 사업 다각화에 목적을 두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이지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는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을 전체적으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5%의 비중 정도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시스템 반도체가 구조가 복잡하고 만들기 까다롭기 때문에 이를 팔았을 때 남는 이익이 더 많습니다.

ARM 인수 삼성 글로벌 반도체 산업 비중
ARM 인수 / 삼성 글로벌 반도체 산업 비중

이유3. 파운드리 업계에서의 유리한 위치 선점

또한 파운드리 사업 업계 1위인 TSMC를 삼성전자가 이기기 위해서라도 ARM의 인수가 필요합니다. ARM을 인수하게 되면 팹리스 회사들에게 좋은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위탁으로 생산을 맡기면 밑그림 사용 수수료를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제안입니다.

 

앞으로의 방향

우선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수 있는 돈은 충분합니다. 삼성전자에서 회사 인수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125조원 쯤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돈만 있다고 인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년 전 이미 미국의 한 반도체 회사에서 ARM을 인수하려 했고 소프트뱅크 그룹과 계약까지 맺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다른 반도체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위협한다면서 이를 반대했습니다. 만약 한 반도체 업체에서 ARM을 인수한다면 현재 대부분의 설계 밑바탕이 ARM인 회사들에게 경쟁 업체이기에 사용할 수 없게 하거나 수수료의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미국 정부와 ARM의 본사가 있는 영국 정부까지 이 거래를 허락하지 않았고 유럽연합(EU)과 중국까지 합세하여 결국 올해 초 ARM인수는 불발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삼성전자와 다른 회사들이 ARM을 같이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현재 ARM을 인수하려했던 이유가 퇴색됩니다. 모두가 ARM을 나눠쓰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ARM을 인수할 것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10월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을 뿐입니다. 앞으로의 인수 방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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